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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친절을 베풀었다고 뿌듯해 하지 마세요


가끔 아는 분이 하는 편의점에 일 할 사람이 없을때 일을 나갑니다
밤 늦게까지 잠을 못자서 맥주 한잔 하려고 나오는 사람
밤 늦게 일을 끝내고 잠이 안와 한 잔 하러나오는 사람
늦게 까지 공부하다 출출해 컵라면하나 김밥하나로 허한 배를 채우려는 학생들
지나가다 커피한잔 음료수하나 마시려는 사람
그냥 담배 사러오는 사람

얼마전엔가 목발을 짚고 가게문 턱에서 힘겹게 문을 밀고 들어 오려는 분이 있었다
빨리 나가 문을 열어 주고  인사를 하는데 무척 당황스러워 하고 어색해 하더군요
나도 뻘쭘해져서 다시 카운터로 돌아와 물건 고르는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묵이랑 라면이랑 또 맥주등등등 고르는데 물건을 들고 있기가 불편한것 같아
다가가서 몇가지 받아서 미리 가져다 놓겠다고 하니

"아! 아니 괜찮아요"
"가져다가 미리 계산 해 둘게요^^;"

엉겹결에 그냥 맥주와 라면을 건네주고 또 몇가지를 더 고르고 카운터로 오길래
냉큼 다가가 받아 줬더니

"아.. 괜찮아요"

그리곤 직접 들고 와서 카운터에 올려 놓았습니다
계산후에도 큰 봉지에 한꺼번에 담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 두개로 나누어 들게 담을까 하다가
큰봉지에 담으며물어 보았습니다

"혹시 자가용으로 오셨어요?"
"아 예..."
"그럼 제가 차까지 들어 드릴게요^^"
"아아뇨 괜찮아요 들고 갈수 있어요"
"지금 손님 없으니까 잠깐 들어 드릴게요"
"아뇨 그냥 들고 갈게요"하고

그냥 뺏듯이 봉지를 들고 나가길래
문을 열어 줬더니 그냥 살짝 고개만 숙이듯 인사를 하고 나갔습니다

그이후 며칠 뒤에도 오셨길래 문을 열어 주고 물건을 들어 준다고 했는데 극구 사양하더군요
주위에 손님 몇분이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부담 스러웠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잠깐 몇몇가지 생필품을 사서 급하게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시선들이 불편해 밤늦게 혹은 새벽에 들러 생필품을 사가지고 가는것 처럼 보였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필요 이상의 친절과 주위의 시선을 참 불편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 스스로도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할 수 없는 것이라면 도움이 필요 하겠지만
약간의 불편함에 대해 과도하게 도움을 주려하는게 오히려 그 분을 더 힘들게 하는 행동일 수 있다는 생각이요
그런 행동자체가 나의 편협된 시각에서 나오는 행동일 수 있다는 뭐 그런....
근래에 장애인을 도전인으로 부르는게 배려인 것 처럼하고 홍보하는 걸 보며 웃음이 나왔었지요
그냥 편하게 보통사람 처럼 편안한 시각으로 보아주는게 진정 그분을 위함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반론을 제기하는 분도 있겠지만
아무튼 조금 행동이 불편한 것이 마음 불편한 것 보다는 좋겠다 하는 이런 생각들이
옭은 판단이라고 요즘들어 굳어 지네요

그 분이 이후로는 오지 않는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