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게 힘이다

편의점 알바 그것이 알고 싶다

조니 2008. 12. 26. 08:23
알바를 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대학 다니며 방학에 학비라도 조금 보태볼려는 학생,여름 피서철에 놀러가기 위해 돈이 필요한 사람,새로나온 신제품 핸드폰이나 전자제품 구매를 위해,

그리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하는 사람, 평일에 실내에서 일하는 직종의 아저씨가 주말에 잠깐 바람쐬듯 나와서 사람구경 겸 분위기 전환하려는 분,

군 입대전 특별히 할일이 없어 잠깐 해볼려는 사람,집에 있기엔 무료해서 공과금이나 벌어 볼려는 아주머니까지 다양하다
손님으로 편의점에 갈때 보면 알바하는 분들이 카운터에 서서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고 겨울엔 온풍기 팡팡 돌아가는 따뜻한 실내에서 편안히 서서 물건만 팔면 된다고 생각 하기 쉽다

하지만 세상에 돈 벌기가 쉬운 건 없다
일반적으로 밤시간에 물건이 들어오고 중요한 업무가 많다. 야간에 근무하는 순서는 이렇다.

늦은 밤시간에 출근을 하면 주간 근무자와 시재점검이라는 것을 한다 앞에 근무자와 인수인계할때 가장 중요한 돈계산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pos기(쉽게말해 카운터에 올려져있는 바코드 찍고 계산하는 기계)안에 있는 모든 돈을 세어서 만원짜리 몇장 오천원권 몇장 이런식으로 pos기에 입력해서 마지막 확인을 해보면 결과가 0 이 나와야 맞다는 얘기다

액수가 남으면 물건을 팔때 돈은 받고 pos기에 바코드를 찍지 않았다는 것이 되고 예를 들어 - 5000이면
물건을 팔고 돈을5000원 덜 받았거나 거스름돈 계산을 잘못해 5000원을 더 내준게 된다
간혹 처음 알바하는 분들이 시재점검해서 액수가 남았다고 남는 장사한 것 처럼 뿌듯해 하는 황당한 사람도 있는데
액수가 남든 모자라든 모두 좋지 않은 결과다

얼마하다 보면 시재 맞추는 요령,편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습관화 되면 큰일 날 수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습관이란 건 무서운 거다
시재점검을 끝내면 근무자와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고 전 근무자는 퇴근한다

이제 혼자만의 시간이다 가게마다 물건 들어오는 시간이 다 틀리니까 시간데로 설명하긴 그렇고 ...

일단 우유나 소시지같은 냉장 유제품이 들어오면 물건이 제대로 모두 들어왔나 체크하는 검수작업을 한다

물건 유무와 갯수를 확인하고 물건과 함께 가지고 오는 검수장에 체크를 한다
물건배달 하시는 분들도 물건하나 빼먹으면 손해보니까 왠만하면 틀리지 않고 제대로 들어온다
간혹 초보알바라고 얕잡아보고 슬쩍 물건 몇개씩 빼먹는 분들도 있다지만 내가 보기엔 그런 분들은 거의 없다고 본다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 실수로 빠뜨린다고 보는게 마음편하고 서로 인상쓰지 않고 즐겁게 일할수 있다
검수를 끝내면 냉장 진열대에 물건들을 진열한다
처음 일을 배울때 가르쳐 주는 사항이지만 항상 새로 들어온 물건을 뒤쪽에 배치를 한다 잘아는 분들은 손을 쑥 집어넣어 뒤쪽에 있는 우유를 빼서 사가는 분들도 종종있다

주인 입장에선 조금 아쉬운 모습이다. 얄미운 건 아니구  모두 물건을 팔아주는 고마운 고객인데 미워할수 없다
유통기한 넘겨 폐기나면 고스란히 손해인데 먼저 들어온 것부터 사주어야 그만큼 손해가 줄어드니 약간의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품이 상한건 아니니까 왠만하면 그냥 앞에것으로 사주면 가게주인 입장에선 더 고마운 마음이 들것 같다,
물건 진열이 끝나면 자정시간 20~30분전에 선도체크라고 유통기한 다 된 제품들을 골라 빼서 폐기해야 된다
폐기라 해서 그냥 쓰레기통에 바로 버리는게 아니라 컴퓨터에 폐기등록을 해야된다
폐기등록 창에서 바코드를 찍어주면 된다

그러고 저녁도 못먹고 부랴부랴 나와서 배가 고프면 먹으면 된다 아직 유통기한 안 지났으니까...그런데 유통기한 조금 지난거 먹어도 아무 이상없다 무슨 음식이 시간 땡 하자마자 상하는 것도 아니니까 삼각김밥이나 뭐 그런것들 유통기한이란게 상하는 시간이 아니라 오래되면 건조해지거나 해서 맛이 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런데 먹어본 경험으론 별다른 차이도 없다 그렇게 따지면 각자들 집에 있는 냉장고안에 음식들 유통기한 안지난 거 거의 없을거다 그렇다고 먹고나서 배탈나면 내가 책임 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간혹 노숙자분 들이 삼각김밥이나 빵을 사먹으려 꼬깃한 천원짜리 한 장을 건네면 폐기난 음식이라도 그냥 주고싶지만 그럴수도 없다 나중에 배아프다고 돈물어내라고 억지 부리는 몹쓸 몇몇사람들 때문에 그냥 쓰레기로 버린다 불신의 사회에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먹는 얘기에서 말이 또 길어진다

다음엔 자정시간 12시가 되면 정산을 한다 정산하기 싫어도 pos기에서 정산하라고 계속 창이 뜬다

요즘 편의점들의 너무 자동화된 시스템이 귀찮게 느껴질때가 많다

그냥 정산하시겠냐는 창이뜨면 확인을 눌러주면 자기가 알아서 정산표 뽑고 전송할거 전송하고 하루의 정산을 한다

근무자는 정산표에 찍힌 정산금액만큼의 돈만 세어 정산표와 함께 보통 카운터 밑에있는 금고에 넣으면 된다

그렇게 근무를 하다보면 커다란 차가 오는데 편의점 알바의  하일라이트! 공산품이 들어온다

과자,라면,통조림,술,담배등등 박스에 담겨져 내려주면 배달아저씨와 함께 열심히 나른다
물건 종류도 다양하고 많아 초보알바하는 분들이 힘들게 느껴질거다 유제품 처럼 물건 검수도하고 진열도 한다
처음엔 물건 진열할곳 찾느라 시간 다보내고 검수하느라 시간 다 보낸다

어느정도 경력이 쌓이다 보면 물건 나르면서 대충 확인하고 서서 대충 휘휘둘러 보면 대충 눈에 다 들어온다
물론 가게마다 일하는게 조금씩 틀려서 물건 정리를 낮에 주인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만큼 월급이 줄어 드는건 당연한 거고 힘든 만큼 월급도 올라가는건 세상이치 이거늘
철없는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편하고 돈많이 주는 곳만 찾아 다니는데 어딜가도 편하고 돈 더주는데는 없다
그래서 유흥가로 빠지고 인생의 삐딱선을 타는 사례등은 뉴스나 주변에서도 보곤 한다

또 한가지 물건이 들어온다 삼각김밥,샌드위치 같은 패스트푸드 제품들
요건 들어오는 종류도 작고 한 두 상자밖에 되지 않아 금방 끝낼수 있다

바닥이 저저분해지면 대걸레로 몇번씩 닦아주고 손님들이 물건 고르며 흐트러 버린 물건 정돈하기,빠진 물건 있으면 창고에서 가져와 채워주기등등 할려하면 끝이 없고 안할려하면
시간이 남아도는게 편의점 알바인것 같다

어떻게 시간을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각자가 요령껏 알아서 해야 된다
돈받고 하는 일이니 최소한 받은 만큼은 해줘야 편의점주와도 불편한 관계로 발전하지 않는다. 주인 입장에선 하나라도 더 해주는 사람이 좋으니까..
그리고 가게마다 사각지대가 있다. 그런곳에는 항상 주의를 하게 된다 사각지대란 카운터에서 잘 보이지않아 절도행위가 빈번해지는 곳이다. 편의점에서 카운터쪽의 시선만 피하면 물건을 훔칠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근무자와 함께 감시카메라가 24시간 돌아간다. 가게주인은 어느정도 분실은 감안하고 장사를 한다

하지만 적발되면 그동안 분실한 금액까지 모두 청구한다. 보통 100만원 정도까지도 청구한다, 범법자로 등록되기 싫으니까 억울해도 합의를 해야된다. 그동안의 손실을 생각한다면 큰액수가 아닐 수도 있다,

있었던 사례중에 중학생 5명 정도가 통조림같은 상품이 진열된 곳에서 일주일에도 몇번씩 들러 스팸같은 물건을 슬쩍하다가 적발되어 150만원에 합의 한 걸 보았다.
부모님들이 새벽부터 나와서 주인에게 선처를 호소하며 쩔쩔매는 모습이 참 안쓰러워 보였다.


몇 번 절도에 성공했다고 재미를 들여 자꾸 반복하지만 이미 블랙리스트에 올라 편의점쪽의 감시대상자가 된다.
확실한 증거를 자료를 확보 할때까지 지켜 보고있다는 걸 대다수 어린 도둑님?들이 모르는 것 같다. 

특히 여자 알바하시는 분들은 직접적으로 얘기 하기 힘드니까 수상한 행동을 보인 사람이 있으면
미심쩍은 행동을 보인곳과 시간만 편의점사장님께 얘기해주면 감시카메라 녹화분 확인작업 결과가 바로 나온다.
가끔 나이 많은 큰도둑님들도 있다, 나이가 있는 분들은 합의금보다 발각 시의 그 창피함이 두렵지 않은지 모르겠다.

처음엔 물건 정리하랴 손님오면 계산하랴 청소하랴 정신 없이 하다보면 벌써 날이 샌다
집에 가자마자 바로 잠이 들정도로 시차적응이 안돼 많은 피로감을 느낀다.
조금 지나면 적응 되겠지만....

손님 들어올때 인사 잘하고 갈때 인사하고 친절하게 정직하게 깔끔하게만 하면 어떤 주인도 싫어할 사람 없다.
쓰다보니 자꾸 엉뚱한 곳으로 새는 것 같다.
글이 너무 길어져 여기서 어정쩡 마무리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