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이 놈의 정체가 뭐야?
조니
2008. 12. 6. 12:16
주변에서도 흔히 봐 온 놈인데
정말 생명력 질긴 놈이네요
화초가꾸기에 별 취미가 없어서 인지 게으름인지 건망증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물주는 걸 잊어 버립니다
한 동안 파릇파릇 하던 놈이 시들시들 하길래 바깥이 추워서 얼어 버린 건 줄 알고 그냥 방치했었죠
그런데 우연히 마시다 만 물을 버릴때가 마땅치않아 화분에 부었습니다
다음날 아니 이게 왠일!
어제까지 다 말라 비틀어 축쳐저 죽어가던 놈이 언제 그랬냐는 듯 파릇파릇 탱탱 윤기까지 발산하면 살아 있는 게 아닌가...
추워서 얼어 버린게 아니라 물을 안 줘서 그랬구나 이런... 난 그것도 모르고.. 너무 기특해서 방으로 모셔왔습니다 이후 얼마동안 지방에 다녀 왔는데
이 놈이 거의 고사 직전에 있더군요 팩 골아서 바닥에 거의 붙다시피 늘어져 있었습니다
아 이젠 끝이구나 하면서 그래도 한 번 물이나 줘 보자 하고 몇컵 부어 주었더니 시간이 다르게 생기를 찾더니 다음날 쯤에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파릇파릇 탱탱! 너무 신기하고 기특하더군요
지금은 시들해 지기 전에 수시로 물을 주니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너무 방긋방긋 잘 크네요
이 놈 한테서 배울점이 참 많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힘들고 괴로워도 언젠가는 물이 쏟아지리라.. 뭐 그런 교훈이라고나 할까요
다른 비싸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놈들도 많지만 조금만 관리를 게을리 하면 죽어 버리는 것과 다르게
아무도 관심없고 애정 어린 손길 없이도 무럭무럭 잘 커주는 이 놈이 제일 예쁜 화분인 것 같습니다
정서가 메마르시고 지금 힘드신분 이 놈 하나씩 집에 데려다 키우세요
관리도 편하고 항상 푸르름을 보여주는 멋있는 놈입니다 물론 가격도 저렴 할 것 같네요 흔하니까--;
그런데 아직 이 놈의 이름을 모르겠네요 왠지 한 번 들어 봤을 것 같고 알고나면
아! 그 놈이 이 놈이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 문득
너 꽃은 안 피냐? 물어 보지만 당연히 답이 없겠죠--
답이 없으니 꽃이 없나 봅니다;
언제나 한 결 같은 지고지순함과 생명력이 있는 이 놈,
진실로 화분의 의무?를 다하는
너의 자태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