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게 힘이다

까치설 우리설

조니 2009. 1. 23. 08:05

설날이란 말만 들어도 들뜨고 설렘으로 가득했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있다.
도시로 간 형과 친척들 그리고 만나면 재미있게 놀고 장난치던 사촌형 동생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잠까지 설치던 순수했던 어린시절이었다. 무엇보다 형이 사서 온다는 종합선물세트가 기다려지고 친척어른들께 세배하고 받을 세뱃돈 생각만 하면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었다.

이제 커버린 지금 설날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간이 기쁘지만은 않다.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이 생기고 막히는 도로에서 보내야 할 길고 지루한 여정만 떠올리면 머리가 아파온다.

그래도 힘들게 내려간 고향집 안방에서 두다리 쭉 뻗고 누우면 온몸이 푸근함으로 젖어든다.
고향... 그래서 고향이 좋은가 보다.
몸에 때를 벗기려고 목욕탕,찜질방으로 가지만
마음의 묵은때는 고향집에서 벗기고 오는 건 가 보다.

하지만 못 간다는 사실--;
다행히 일 때문에 못가니 덜 서럽다.
이번 설날은 썰렁한 서울에서 보내야 된다.
고향집에서 왜 못 오냐고 물어보면 그냥 웃지요 --
허전한 마음에 요런조런 설날에 대해 정리해 본다.

설날에 대한 어원은 한 살 나이를 더 먹는 다는 뜻에서의 살에서 왔다고 한다. 살이 설로 바뀌었다고 한다.또하나 다른 어원은 장이 선다의  선에서 왔다는 설과 설다(덜 익었다는 의미)외에도 다양한 설이 있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2대 명절 중의 하나로 음력 1월 1일이다.

일제 강점기에 양력을 지내면서 양력 1월 1일은 신정,음력 1월 1일은 구정(舊正)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신정과 구정 모두 일본식 한자어이며 설날이 올바른 표현이다. 

그리고 설날노래에 나오는 '까치설날'이라는 말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노래 이후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설 전날을 가리켜 '아치설'이라고 했다.
'아치'는 작다는 의미로서 아치설의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었다는 설이 신빙성 있어 보인다.
물론 중요한 건 우리설이다 - -;

설날 아침에  어른들께 큰절로 인사드리는 세배는 집안의 어른들께 웃어른부터 순서대로 절을 하고 새해 첫 인사를 드린다. 세배를 하면서 손아랫사람들이 어른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면 어른들은 손아랫사람에게 좋은 뜻을 담은 덕담을 해주고 어른에게는 음식과 술을 아이들에게는 세뱃돈과 음식을 준다.
세뱃돈은 복돈 이라고 하며 작은 액수라 하더라도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젠 세배해도 돈 주는 사람도 없다 ....;;;; )

설날에는 다양한 놀이가 있는데 거기에도 다 뜻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널뛰기는 높은 담장 저편에 갇혀 있는 옥중의 남편을 보려는 아내가 다른 죄인의 아내와 같이 널뛰기를 하면서 그리운 남편의 얼굴을 보았다는 설과 항상 집안에만 있는 여인들이 널뛰기를 하며 높이 올라갔을 때 담장 밖을 구경하고 외간남자의 모습을 엿보기도 하였다 한다. 

어릴때 누구나 한번씩 해보았을 연날리기는 연을 날릴때 '송액영복'이란 글자를 써 붙이는데 이것을 질병, 사고, 흉년등 나쁜 액운은 멀리 사라지고 복이 찾아 오도록 비는 마음에서다.
연이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연줄이 길게 풀리는데 그 길이만큼 오래 살기를 빌었던 것에서 유래된 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설날하면 빠질 수 없는 윷놀이는 부여족 시대에 5가지 가축을 5부락에 나누어주어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에서 비롯된 놀이며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 을 의미한다.

또 하나 팽이치기, 팽이란 말은 핑이하는 말에서 유래 되었고 조선 시대의 책들에는 팽이를 핑이,핑이 돌리기라고 기록 되어져 있다.
핑이는  빙빙 돈다,핑핑 돈다 라는 말에서 나왔다.
 


설날의 음식에도 의미가 담겨져 있다.
설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음식은 바로 떡국이다.

무병장수를 의미하며 예로부터 설날 아침에는 모두 떡국을 먹는데 왕실에서부터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똑같이 떡국을 먹었다.

만두는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로 해에 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면서 먹는 음식이다.

설날 아침에는  모두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새옷을 갈아입는데 이것을 설빔이라고 한다. 

보통 명절에는 한복을 입는데 요즘엔 한복을 잘 안입고 편하게 깔끔하게 차려입는 것이 일반화된것 같다.

동네 청년들이 설날 전 날 팔러 다녔던 복조리,
 쌀을 씻을때 쌀에 섞인 돌이나 이물질을 걸러주는 조리기구인데 요즘엔 쓰지를 않고 구경하기도 힘들다. 

설날 이른 아침 또는 섣달 그믐날 밤 자정이 지나서,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엮어서 만든 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 두는 풍습이 있고 설날에 1년 동안 사용할 조리를 그 수량대로 사서 방 한쪽 구석이나 대청 한 귀퉁이에 걸어두고 하나씩 사용하면 1년 동안 복이 많이 들어온다는 민간 신앙도 있다. 
이러한 풍속은 조리가 쌀을 이는 기구이므로 그해의 행운을 조리로 일으킨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런 놀이나 풍습이 많이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윷놀이 대신에 요즘엔 화투치기가 대세를 이루고 가족간의 대화보다 형식적 인사치레가 늘어가는 추세다.
모였다하면 벌어지는 화투판,물론 친척 친구들끼리 건전한 오락으로 즐기는 건 괜찮을지 몰라도 남녀노소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윷놀이의 시끌벅적한 유쾌함이 더 그리워진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